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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깊이 사랑하는 법

깊이 사랑하는 법오랫동안 가족모임의 협심자로 지내온 한 협심자가 자신과 딸 사이에 생긴 비극적인 거리감에 대해서 편지를 썼다. 그녀는 몇 년 전 남편에게 도박을 안 하도록 강요한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그녀의 딸이 내린 결정이 자기가 보기에 틀렸다고 생각되어 그것을 막으려고 했다. "비록 나는 우리가 결코 화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워했지만 가족모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떠한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랬다. 나는 제1단계, 즉 다른 사람에 대한 나의 무력함에 대해서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것은 아주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신께 문제를 맡기지 않고 내가 하려는 충동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나는 해 냈고 효과적이었다. 못 없앨 것 같았던 침묵과 미움의 장애가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서로..

산책/ 걷다 보니 날씨도 마음도 말짱해지고

걷다 보면 날씨도 마음도 갠다. 5시 반 집에서 나와 새벽미사 갈 때까지만 해도 비는 오지 않았고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주었다. 새벽미사 마칠 때쯤 파견성가 부르는데 쉼표 사이를 바깥 빗줄기가 큰 소리로 채워 순간 '걷는 건 글렀다.' 싶었다. 비오는 거리로 우비 챙겨오길 잘했다. 우비 입고 우산 쓰고 '그래도 걷자.' 후드득... 후두두둑... 듣기 좋은 소리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져 잠시 비를 피하기도 했지만 주택가 안 골목길로 점점 더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날은 점점 더 밝아진다. 다시 큰 길로 다 와서 도시의 소음에 빗소리가 묻혀버렸다. 지나가던 차가 웅덩이에 고인 물을 튕겨 그만 아래쪽 바지가 젖었는데 우비를 입었으니 망정이지... 아직 비는 오는데 하늘은 점점 더 파래져가고 우산을 뒤로..

22023.06.11. 자연과 가까이

자연과 가까이우리가 시장에서 한 봉지의 이스트를 쉽게 살 수 있는 것처럼 쉽게 유머 감각을 살 수 없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스트나 유머 감각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스트는 빵을 부풀리어 빵에게 부드러운 감촉과 맛을 주며, 한 가닥의 유머는 일상생활에 나타나는 무겁고 심각한 일을 가볍게 해 주며,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 있어서 거친 점을 부드럽게 해 준다.일상적인 어려움들로부터 초연해질 수 있는 '건설적인' 방법이 무얼까? 앞에서 말한 '한가닥 유머'도 좋다. '멍 때리기'도 좋다. 하늘멍, 숲멍, 물멍, 새벽멍.... 온갖 이름을 붙여가며 하는데 기왕이면 자연 속에서 하는 것이 좋다. 무작정 걷는 것도 좋다. 시끄러운 대로변을 피해 골목안으로 들어서면 담장너머로 피어난 꽃이나 집이나 가게 앞에 ..

중구 평양 냉면 맛집 필동면옥/ 여름엔 냉면이 최고

여름이라서 맛집이라서 외할아버지가 생각나서 명동에 일이 있어서 나온 날, 걸어서 이곳까지 오길 정말 잘했다. 나 같은 사람에게 챙겨먹는 건 중요한 일이다. 먹는 걸 별로 밝히지 않는 편이라. 밍밍하고 순한 맛을 즐기는 편이라. 필동면옥에서 남산N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이 파랬다면 훨씬 이뻤을텐데 후텁지근한 날씨다. 어릴 적 외할아버지 따라갔던 그 평양냉면집은 어디였을까. 외할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냉면집에 가곤 하셨다. 외할아버지는 두고온 고향, 평양이 생각나서 그랬을 거고 오늘 나는 외할아버지가 생각나서 이러고 날은 덥지만 배불리 먹었으니 좀 걷자. 도심 필동 뒷골목을 걷는 것도 좋았다. 남산 N 타워가 졸졸 따라오니 떼놓기가 좀 힘들었지만

2023.06.10. 초 한 자루의 빛으로

초 한 자루의 빛으로 우리를 격려해 주는 구호들은 각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의미로 나타난다. 어떤 위기에 처한 한 부인이 대담하게 '한을 버리고 신께 맡기겠다'라고 말한다면, 이 경우에 있어서는 선이 반드시 이기리라는 믿음에 찬 용감한 말이며, 그녀가 어떠한 결정이라도 인간의 판단에 의해 내린다면 그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 또 다른 경우에 있어서 한을 버리고 신께 맡기겠다는 말의 의미는 지금 곧 해야 할 일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무관심의 표현이며, 패배주의의 절망적인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가볍게 등을 돌리는 사람은 '한을 버리고 신께 맡기자.'라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신의 격려와 인도를 따라 실천할 것을 방치하는 ..

2023.06.09. 너도 살고 나도 사는 회복의 길

너도 살고 나도 사는 회복의 길가족모임에 새로 참가한 협심자가 후원자에게 집에서 도박중독자와 다툰 것에 대해서 말할 때, 그 이야기는 싸움의 한쪽 편만의 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먼저 우리는 자신의 불만에 대해서 말할 때 정신적은 혼란으로 인하여 그 이야기를 왜곡하고 각색하게 된다. 작은 일이 실제보다도 과장될 수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긴장과 노여움, 좌절감은 우리로 하여금 이성적으로 앞을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가족모임 안에서 성장함으로써 우리는 도박중독자의 깊은 죄책감과 불행에 대해서 자비로운 이해심을 갖게 된다. 매일매일의 가족모임의 프로그램을 생활에 실천함으로써 우리도 또한 가정의 어려움에 대하여 책임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너무 뻔뻔해! 아들이 이렇게 느껴질 때 내 ..

2023.06.08. 구치소에서 온 아들의 손 편지

구치소에서 온 아들의 손 편지 내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본능적인 충동을 없앨 수 있다면 나의 인생에 얼마나 좋은 일들이 일어날까! 내 행동의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직이 헤어날 수 없을 정도의 죄책감 밑에 놓여 있지 않은가?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왜 내가 이러이러한 충동을 갖고 거기에 따라 반응을 보였는지 알아내기란 매우 어렵다. 변명을 포기할 때 상처를 입기가 쉽다. 그런 줄 알면서 자기기만은 문제를 키운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하여야겠는가? 어제 아들의 편지가 도착했다. 매일매일 편지를 쓰겠다고 하더니 정말 날짜별로 일기처럼 글을 쓴 것이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렇게까지 도박에 대해 대놓고 실컷 이야기한 적이 있었던가. 아들의 글은 솔직했다. 어..

산책/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숨쉬기 편한 나무들이 사는 숲으로 노래로 반겨주는 새들 꽃이 진 자리 꽃처럼 예쁘게 달린 열매들 잎과 꽃이 포개어진 시루떡 같은 산딸나무 눈에 잘 띄지 않아도 너를 기억해 주마, 찰칵! 이렇게 날씬하고 키가 큰 줄 몰라줘서 미안, 나리꽃아.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흥얼흥얼, 걸으면 보이는 것들이 하도 예뻐서.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라고 써 있었던 이라는 시. 앞서 간 아내에게 바친 시라고 했던가. 이름 모를 주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항아리 꽃밭. 이렇게 꽃이 아름다운데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도 한다. 과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가. 사람 때문에 힘들고 사람 때문에 죽겠어도 또 사람때문에 기운 나고 사람 때문에 살맛 나고. 아이러니다.

2023.06.07.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서 당연히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서 당연히 무엇이 나를 처음에 가족모임에 오게 했는가?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정신적인 부담으로부터 구제받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 왔다. 점차적으로 나는 내가 "얻는 것"은 내가 하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모임을 준비하거나 끝나고서 정리하는 봉사나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다른 협심자를 위로하고,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남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은 내 생활의 모든 면에서 일어나야 하며, 특히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더욱더 베푸는 마음을 간직하여야 한다. 이런 식으로 주는 것이 사랑이다. 《하루하루에 살자》의 오늘 글에서 주위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적어도 베푸는..

아트나인 이수/ 혼자 영화 보기 좋은 곳

아트 나인은 이수역 7번 출구 메가박스 12층에 있다. 책 한 권 들고 일찌감치 나서서 커피 한잔 하면서 책도 보고 야외테라스로 나가 한눈에 펼쳐지는 관악산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영화 관람권 끊어놓고 룰루랄라 해도 좋은 곳이다. 말을 섞고 싶지 않고 혼자 있고 싶을 때 여기가 만만한 곳이다. 사람이 없는 조조시간에 맞춰 나서면 딱 좋다. 오늘같이 굳이 서두를 일 없을 때 이곳으로 와서 조용히 혼자서 영화 보기에 딱!!! 슬픔의 삼각형 호화 크루즈에 #협찬 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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