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새벽 묵상

2023.05.15. 詩로 여는 아침

나살자(나부터 살자/ 나를 살리는 자원) 2023. 5. 1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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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가족모임에서는 모임 외에 동료 협심자들과 계속적인 교제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몹시 기가 죽어 있거나 걱정에 눌려 있을 때, 나의 후원자나 다른 협심자에게 전화를 하여 그들과 그 일에 대해서 잘 의논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나는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나는 내가 편안해지길 원하며, 나의 생각이 잘 정리되길 원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나의 심각한 개인적인 위기에 어떤 충고의 말을 듣기를 원하는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책임을 미룰 수 없다 그 누구도 나를 위해서 내가 내려야 할 결정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너무 과중하게 보인다면, '위대하신 힘'께서 나를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묵상과 기도를 드리고 그 답을 얻기 위해 마음을 열 것이다.


더 먼저 더 오래

 

고정희

 
더 먼저 기다리고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기다리는 고통 중에 사랑의 의미를 터득할 것이요

더 먼저 달려가고 더 나중까지 서 있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서 있는 아픔 중에 사랑의 길을 발견할 것이요

더 먼저 문을 두드리고 더 나중까지 문 닫지 못하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문 닫지 못하는 슬픔 중에 사랑의 문을 열게 될 것이요

더 먼저 그리워하고 더 나중까지 그리워 애통하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그리워 애통하는 눈물 중에 사랑의 삶을 차지할 것이요

더 먼저 외롭고 더 나중까지 외로움에 떠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외로움의 막막궁산 중에 사랑의 땅을 얻게 될 것이요

더 먼저 상처받고 더 나중까지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상처를 얼싸안는 절망 중에 사랑의 나라에 들어갈 것이요

더 먼저 목마르고 더 나중까지 목말라 주린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주리고 목마른 무덤 중에서라도 사랑의 궁전을 짓게 되리라

그러므로 사랑으로 씨뿌리고 열매 맺는 사람들아 사랑의 삼보- 상처와 눈물과 외로움 가운데서 솟은 사랑의 일곱 가지 무지개
이 세상 끝날까지 그대 이마에 찬란하리라


 

 

썼다 지웠다가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시집을 펼쳐들었다. 내가 품고사는 《아름다운 사람 하나》라는 시집을.

 
아름다운 사람 하나
문학동네포에지 49권. 고정희 시인의 마지막 시집. 시인은 1990년 말 들꽃세상에서 이 시집을 펴낸 후 이듬해 취재차 나선 산행에서 실족하여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자 시혼의 본거였던 지리산의 품에 안겼다. 32년 만의 복간임에 그의 31주기에 맞추어 펴낸다. 시인은 이 시집을 두고 ‘연시집’이라 일렀다. 사랑을 향한 부름, 사랑이라는 연습, 사랑을 위한 조문... 사랑으로 써내었거나 ‘사랑’ 그 자체인 시편들이 시집 속에 빼곡하다. 그가 떠난 후 출간된 유고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창비, 1992)를 제외하면 이 책이 그의 생전 마지막 시집이니, 그가 우리 곁에 마지막으로 남긴 이 여백을 ‘사랑’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저자
고정희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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