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새벽 묵상

2023.05.16. 내가 먹는 약은 詩

나살자(나부터 살자/ 나를 살리는 자원) 2023. 5. 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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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약은 詩


몸이 아플 때 나는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는다. 영혼과 마음이 아플 때는 그와 같이 아니 그보다 더 약을 필요로 하게 된다. 도박중독자와 생활하는 것과 그 상태에서 오는 노이로제 때문에 가족모임이 주는 영신적이고 감정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러한 치료가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알지 못하나, 다른 사람들이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치료받아 나아가는 것을 볼 때 나 또한 기꺼이 그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이 가족모임의 계속적인 도움을 맹목적으로 거절하고 있을 때는, 자기 자신에게 단지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도박중독자가 단도박생활을 실천하고 있을 때에도 그들에게는 아직도 가족모임의 영신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그들이 가족모임의 커다란 효과를 느낄 때까지 '약을 먹는 것은' 큰 도움을 받는다.


 

아들에게

문정희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오늘도 詩다!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시인이고 詩다. 내 마음을 이렇게 詩로 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감당하기 힘든 마음도 풀어지고 찢긴 마음도 아물게 되려나.

내게 치료약은
자연이고
음악이고
詩다.

월동하는 야생화 으아리꽃
살아 있다는 것은
젊은 날부터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은 순간을 파도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간을 놓치는 것은 영원을 놓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매순간을 뜨겁게 치열하게 타오르곤 했습니다. 나는 오직 시인이고 싶었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올해로 등단 45주년을 맞은 문정희 시인의 시와 에세이를 엄선하여 엮었다. 시에 목숨을 걸 듯 치열하게 살아온 문정희의 뜨거운 시 인생을 엿볼 수 있도록. 목숨이란 무엇인지, 시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문학’으로 답해온 시인은 이 책에 이 땅의 한 시인으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철저하게 자기만의 향기를 피우기 위해 그가 겪어온 슬픔과 상처, 그리고 고독과 절망을 담아낸다. 여성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일으켰던 시 《남편》에서는 젊은 날 그의 부부 싸움을 엿볼 수 있고, 《공항에서 쓸 편지》에서는 서른이 넘어 아이 둘을 데리고 뉴욕으로 떠난 유학생활의 분투기를 들려준다. 또 돌아가신 어머니 묘소 앞에서 진한 슬픔을 전하며 그의 애도시 《편지》를 띄운다. ‘살아 있다는 것은 파도처럼 끝없이 몸을 뒤집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시인은 특유의 생기와 열정으로 ‘삶’을 노래하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눈부신 연민과 사랑을 보낸다.
저자
문정희
출판
생각속의집
출판일
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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