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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찾아가는 곳이 있다.
혼자 가서 머물기에 좋은 곳.
혼자 걸어도 괜찮은 곳.
조용히 있을 수 있는 곳.
돈과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곳이다.
내가 찾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주변과 배롱나무못 산책도 하고
에어컨 나오는 시원한 전시실에도 머무르고
이 길의 어둠과 고요 가 참으로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주곤 한다.
바깥세상의 온갖 혼탁함을 정화시키기라도 하듯
내 마음의 산란함마저도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다.
우리나라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 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사유思惟의 방
삼국시대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손발에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하다.
생각하고 있다기보다는 초연해 있는 표정이 아닌가.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
내 눈에는 생각에 잠긴 것이 아니라 생각에서 놓여난 느낌이 들었다.
생각이 머물지 않고
바람처럼 왔다가 가버려
평온함 그 자체인듯.
생각에 잠긴 것이 아니라
생각이 사라지는 명상에 잠긴 듯.
사유의 방 안에서 그리고 내 안에서
시끄러운 내 안의 소리를 잠재우고
생각이 만들어내는 온갖 분별망상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말하고 있었다.
위대하신 힘이여!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어쩔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지혜도 주소서.
-갬아넌 모임 마지막에 드리는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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