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새벽 묵상

2023.06.01. 시로 여는 6월

나살자(나부터 살자/ 나를 살리는 자원) 2023. 6. 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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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6월


가족모임에서 우리는 원한을 품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입었다고 들었을 때 원한을 품지 않은 사람은 흔하지 않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나, 우리의 불행, 우리의 팔자에 대해서 원한을 품게 된다.
자기 수양으로는 원한이 치료될 수 없다. 때때로 우리가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원한이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 우리의 감정을 혼란시킨다. 원한을 갖는 것은 파괴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생각에서 자유스럽게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원할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먼저 우리 자신의 인격적인 선행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것이 우리가 원한을 갖는 사람을 괴롭히는가 아니면 그것이 우리 자신을 괴롭히는가? 생각하고서 괴로움은 그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있음을 반성한다. 그것을 분석하고 왜 우리 안에서 그와 같은 반응을 보이게 되는가를 알아내도록 노력한다.


오래된 기도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놓기만 해도
솔숲 지나는 바람소리에 귀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마주치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고개들어 하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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