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에서 꽤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발견했다. 나의 평점은 별 4개 ★★★★
주인공 웬디는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20대 초반의 여성이다. 그녀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스타트랙'과 '글쓰기'.
영화 '스타트랙'의 덕후인 웬디는 '스타트랙 시나리오 공모전'에 자신이 쓴 427 페이지 시나리오를 제때 접수하기 위해 직접 LA로 떠난다. 돌봄센터를 박차고 나와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웬디는 우여곡절 끝에 원고를 접수할 수 있었다는 결론.
몇 줄로 요약하자면 그저 그런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지가 않았다. 혼자만의 갇힌 세상에서 메마른 광야와도 같은 세상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이 조마조마하면서도 얼마나 기대가 되던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LA로 가던 중 사고로 병원에 갇히게 되자 그곳에서 다시 탈출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원고 일부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때 그녀는 이면지에다 펜을 들고 이렇게 쓴다.
"엔터프라이즈호 실종 추정. 스팍과 나만 살아남았다."
웬디는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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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결론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막상 원고를 접수하러 갔을 때 담당자는 우편접수만 가능하다고 하며 거절한다. 여기서 그냥 주저앉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그녀는 할 말을 할 줄 알고 자신에 대해 항변할 줄 알았다.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뭘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알아요?"
"쓴 사람에게는 너무 큰 의미가 있으니까..."
글쓰는 것이 삶이었던 웬디에게 글은 그녀를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하는 힘이었기에 뭉클했다. 누구나 글을 쓰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곧 자신의 삶과 직결되는 것이니까. 내가 나 살자고 글을 쓰다보니 나를 살리는 자원을 모으는 일이 되었고 이것이 일상이 된 것처럼.
혼자서 해내는 힘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것을 묵묵하게 혼자 힘으로 해내야만 떳떳한 것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듯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길을 떠나야 하고 온갖 시련을 겪어야 하고 그것을 감당해 내면 드디어 영웅이 되는 서사를 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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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다
웬디가 흥분할 때 그녀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다려주면서 하던 말 Please Stand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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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도 그렇고 나를 둘러싼 어려움에 휩싸인 사람들도 위기의 순간, Please Stand By 하면 곧 모든 건 괜찮아질 것이다. 그렇고 말고!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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