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마음 돌봄

시 감상 / 마음 돌봐주는 시 2편

나살자(나부터 살자/ 나를 살리는 자원) 2023. 12. 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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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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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못한 만큼 괜찮아, 를 되뇌었을까요?

오늘은 물어보고 싶습니다.

괜찮지 못한 그 많은 시간들을 어디로
데려다줬는지


<괜찮아,란 말> 박라연 詩

 


 
출처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따뜻함은 흘러가 태양을 떠오르게 한다 낮은 영혼 곁에 오래도록 머물 섬세한 시편들 올해로 등단 28년을 맞은 박라연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상의 슬픔을 특유의 따뜻함과 섬세함으로 보듬으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삶의 세목을 두루 보여준 『노랑나비로 번지는 오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총 6부로 나눈 66편의 시를 묶었으며, “세상사 고달픔 속에 한 세월 무르익은 오늘의 기품”(김사인 추천사)을 보여주며 용서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인의 품이 더 넓어졌음을 증명한다. 세상을 거두는 일에 대한 긍지를 보여주는 시인만의 성실하고도 다정한 태도는 “옆의 세계”로 확장되어, 오래된 영혼들 곁에 낮게 머문다. 그리고 종내에 시를 읽는 이들의 “옆자리”(「옆구리」)에 서린 눈물마저 어루만진다. “위로의 빛은 어디서 오나” 패자와 잊힌 것들의 공동체에 닿아 있는 다감한 시선 문학평론가 김종훈은 해설에서 “타인의 고통을 덜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늘리는 것이 그에게는 ‘진화’이다”라고 말하며, 폐허처럼 변한 지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일컬어 ‘천사의 시선’이라 명명한다. 작은 불씨 같은 시인의 시선은 일상과 불안, 삶과 죽음 등에 번갈아 충돌하며 불꽃을 틔우고 불길을 이어나간다. 시인의 내면을 넘어 일은 불길은 공동체와 만나게 되는데, 이 만남의 방식은 ‘화엄’이라는 장엄보다는 ‘화음’이라는 화합에 가깝다. 마치 “불우가 죄 없는 세계의 절반을 점거”(「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하는 것처럼, 혹은 “당신이 어디쯤 저물어가듯 호주머니 속 오래된 실패들이 어디쯤 저물어”가는 것처럼. 박라연의 이번 시집에는 서정시의 전통적 방식인 ‘투사’와 시인만의 독특한 시적 방법론인 ‘직접 발화’가 뒤섞여 있다. 구별 없음의 자유로운 시 정신과 다채로운 언어의 힘으로 시인은 개인의 고통과 타인의 고통을, 슬픔이라는 근원과 아픔이라는 구체를 동시에 살피고 톺는다. 아슬아슬한 외길이면서도 동시에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행보 덕분에 시편들은 절제와 직설이라는 미학을, 시인은 비관의 직관이라는 정신을 역설적으로 만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박라연의 시는 현재 진행형이다. 시인은 세계의 양면을 동시에 바라보는 일에 여전히 몰두하며 스스로 넓어지고 있다. 숱한 존재의 내면과 외연은 드넓은 시의 들판에서 언어로 깃들고 리듬으로 머물며 시인과 함께 “제법 긴 이름으로 살아”(「즐거운 진화」)가리라.
저자
박라연
출판
창비
출판일
2018.04.13

 
 


 
 

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세요!

 


살아가다보면
끈기 있게 버티기 어려울 때가 있죠

고생스럽거나 두려울 때도 있죠
피곤하고 아프고 화가 날 때나 
몹시 실망할 때도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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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참고 견디세요
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세요
기다리면 모든 게 좋아질 거예요

그것은 당신이
삶을 좋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세요> 마사 메리 마고



출처


 
자기돌봄의 시
지금 ‘나’의 기분이 어떤지 아는가? ‘내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 적 있는가? 남을 배려하는 만큼 ‘나 자신’을 배려하는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는가? 삶에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진리가 있다면, 인생의 주인공은 ‘나’ 하나뿐이라는 사실이다. 일주일도 못 살고 떠나는 하루살이도, 구석에 핀 풀꽃도 저마다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세상의 아주 작은 존재조차 자신을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 그런데 왜 오직 사람만이 그렇게 살지 못할까? 나 한 사람 세상에서 사라지고 나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맙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있고 나서야 세상이 있는 것이요, 다른 사람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나는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_ 나태주, ‘시인의 말’ 중에서 우리는 ‘나’를 방치한 채 나를 둘러싼 사람과 환경에 더 관심을 둔다. 그러니 뭘 하더라도 맹탕이다. 마음이, 인생이 충만하게 찰 리가 없다. 무엇보다 나를 돌보는 일이 먼저다. 나를 돌봄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나답게 사는 삶,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때를 알고 한 템포 쉬어가는 삶, 이를 통해 타인을, 세상을 진정으로 품을 수 있는 삶. ‘나’를 위한 삶이자, 우리가 살아야 할 인생이다. ‘나’를 돌보는 데 너무나도 서툰 우리를 위해 풀꽃 시인 나태주가 자기돌봄에 좋은 시 93편을 세상에 내놓았다. 신작시를 포함한 나태주 시인의 시 11편과 그가 엄선해 뽑은 국내외 시 82편까지 총 93편의 시가 이 책 ≪자기돌봄의 시≫에 실렸다. 초판에 한해 나태주 시인이 친필로 쓴 메시지가 인쇄된 한정판 시집을 만날 수 있다.
저자
나태주
출판
북로그컴퍼니
출판일
2022.06.07


 

 

시감상은 마음 돌봄

 
시를 읊조리고
시를 필사하고
시를 품고
시를 닮고
 
마음 돌봐주는 시 2편과 함께
 
스스로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해주고
가라앉지 말고 떠 있는 날들이 되기를.
나는 삶을 좋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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