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독서
"어디서든 어디서라도 나만의 길을 걸으며
걷는 독서를 멈추지 말자.
간절한 마음으로 읽을 때
사랑, 사랑의 불로 읽어버릴 때
걷는 독서는
나를 키우고 나를 지키고 나를 밀어 올리는 신비한 그 힘을
그대 자신으로부터
길어 내줄 테니"
<걷는 독서> 서문 중에서
880쪽에 달하는 두께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펼쳐볼 수 있는 책이다.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과 짧은 문장 때문이다.
시인의 말대로 단 한줄이면 충분한 것을
나는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내고 너무 많을 글을 끄적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80년대 공장 노동자로 지하 단칸방에서 써낸 시집 <노동의 새벽>을 품었었고
무기수로 옥중에서 갱지에 눌러썼다는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여태 소장하고 있고
(이 책의 추천사를 당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김수환추기경이 쓴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는 부암동에 있던 라 카페 갤러리에 사진 보러 여러 번 갔었더랬는데
요즘은 단골 중고서점 한편에 있는 <걷는 독서>를 본다.
정확히 말하면 거기 가는 김에 그걸 보는 것이긴 하다.
그건 몽골에서 만났던 어워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표지라서 한눈에 들어온다.
무심히 아무 곳이나 펼쳐 거기에 쓰인 글을 담아 오곤 한다.
누군가 그 책을 사가지 않는 한 계속되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사게될런지도...
"박노해는
1991년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7년째 경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시인입니다.
그의 말처럼 그는 자신의 생각을 한 시대의 끝간 데까지 밀고 나갔으며, 불의한 권력을 향해 몸 바쳐 투쟁하는 삶에 치열했던 혁명가이기도 했습니다.
(중략)
크나큰 고통 속에서 깊은 묵상과 기도,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꿋꿋한 희망의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난 박노해를 책으로나마 만나보게 되어 반갑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김수환추기경의 추천글 중에서
시인의 말대로
주관 섞인 희망은 빼고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바로 보면 거기에 길이 있을 것이라 여기며
하루하루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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