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에 살자 100일 묵상

35/아들에게 보내는 두 편의 시

나살자(나부터 살자/ 나를 살리는 자원) 2024. 2.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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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그가 우울해하고 말이 없으면, 나는 그가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해하리라. 나는 과거의 어려움이 어떻게 그로 하여금 도박을 하게 했던가를 잊지 않을 것이다. 단도박상태에 감사하리라.

-하루하루에 살자 2월 24일-

by. 나살자

"저에게 조금 더 용기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중략) 잘 이겨내 볼게요. 기도해 주세요."

아들의 손편지를 읽고 또 읽고 다시 읽었다. 지금 당장은 우울할 수밖에 없고 삶이 녹록지 않아 주춤하고 있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란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는데...

무엇보다도 등뒤에서 기도하고 따스한 온기를 보내고 있는 엄마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아들에게 주는 나의 답장은 이 한 문장이다.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란다!"

 

그리고

나는 두편의 시에 내 마음을 싣는다.


아들에게

문정희 詩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 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때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너의 때가 온다

박노해 詩

너는 작은 솔 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다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보리밭이 숨 쉬고 있다

너는 지금 작지만
너는 이미 크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너의 때가 오고 있다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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