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천 가지 이름 새벽 묵상

마음이 맑을 때 삶은 아주 단순해집니다

나살자(나부터 살자/ 나를 살리는 자원) 2023. 8. 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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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1. 월. 06:00


8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애씀 없이도 만물을 이롭게 하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서 
만족한다.
맑은 마음은, 가장 좋은 그것은 물과 같습니다. 그것은 투명하고 반짝이며, 막힘없이 모든 곳으로 흐릅니다. 그것은 아름답고 심오하며, 애씀 없이 내면의 모든 것을 양육하는 자양분입니다.

맑은 마음은 겸손의 자리에 있습니다. 그 본성이 그러합니다. 그 마음은 낮은 자리를 사랑합니다.

마음이 맑을 때 삶은 아주 단순해집니다.
<기쁨의 천 가지 이름> 50

 

아침 산책중에 들른 절집 마당에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도덕경 8장에 나오는 그 유명한 '上善若水'이다. 물은 만물을 성장하게 하지만 그것들과 다투는 법이 없다고 하여 그것을 처세에 비유해서 널리 알려진 것 같다. 
 
나는 '물'하면 '母性'이 떠오른다, 감싸주고 품어주는. 


과연 자식을 위한 것이 무엇일까? 그게 진실일까?
매 순간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그것을 안다면 세상에 못할 게 무엇이랴. 그게 어미이고 그게 모성인데.
 
오늘도 아픈 손가락을 떠올린다.
아직 감옥에 있고 어떻게 해서든 가족이 합의를 봐서 자신을 빼내주기를 바라는 아들의 읍소는 서운함을 넘어 이제 분노에 다다른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내 마음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무엇이 최선일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보았는데도 결론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거였다.
합의를 본다는 것은 도박빚을 갚아주는 것인데 지금 당장 합의로 빠져나온다고 한들 달라질 건 없어 보였다.

그래도 감옥생활만큼은... 그것을 막아주기 위해 '도박빚은 갚아주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게 한다.'는 대원칙을 무너뜨려야만 하는데,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엄연한 범죄인 것을 가족이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감싸주고 대신해결해줘야 하나?
 
바이런 케이티의 네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이 질문을 던지는 동안 깨달은 것이 있다.
 
과연 내가 내 자식을 안다고 여기며 살았는데 과연 제대로 안 건가?
순간 내 자식이 너무 낯설었다. 내 눈으로는 한없이 선량하고 다정하다고 여겼지만 엄마의 허술하고 취약한 점을 파고들어 이리저리 휘둘렀고 나는 휘둘렸다.

감옥이라는 곳이 과연 아들에게 나쁘기만 한 걸까?
제 때 밥 주고 도박은 할 수도 없고 원룸에서 하루종일 뒹굴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이런 게 필요해서 벌어진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에게는 이런 말을 밖으로 내뱉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지만.
 
질문에 답하는 동안 내 눈앞에 벌어진 현실을 괴롭게만 바라보지 않게 되었고 조금은 냉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이 도덕경을 쓴 바이런 케이티 덕분이다. 어쩌면 이러한 질문은 계속될지도 모른다. 
 
이제 적어도 더 이상 합의를 봐주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의 뉘우침과 바닥체험이 없고서는 아무 소용이 없고 나는 그저 쓰라리고 아린 마음을 다스리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최상의 善은 물이 아니라

'인내와 기다림' 같다, 적어도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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