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가벼워집니다고맙게도 선선한 바람이 간간이 불어왔습니다. 걸을만했어서 걸을 수 있었고 그렇게 걸었더니 가벼워졌습니다. 초록이 짙어만 가는 계절 장마라고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나쁜 날씨란 없습니다나쁜 날씨란 없다고 했었지요, 그 말을 다시 소중하게 품어봅니다. 나쁜날씨란 없다! 자연은 말없이 가르칩니다나무들은 열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봄에 피운 연둣빛 새잎은 짙어지고 단단해지면서 여름에는 실한 열매를 키워내고 있었으니까요. 참 대견합니다, 묵묵히 한 곳에서 한 마음으로 꽃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는 모습이. 참 고마웠습니다, 붙박이 거친 삶에도 의연하고 품위를 지키며 온몸으로 전하는 가르침이. 반가운 매미들의 합창소리매미들의 합창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습니다, 막 허물을 벗고 난 뒤라서 그런 걸까..